'선희야 사랑해, 미안하다' 자살 안재환씨 유서 공개
"선희야 사랑해. 미안하다 미안하다" 탤런트 안재환(36)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유서 곳곳에 부인 정선희(36)씨를 걱정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9일(이하 한국시간) 경찰과 안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숨진 안씨는 A4 용지 크기의 백지 2장에 플러스펜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잉크로 유서를 남겼다. 길지 않은 삶을 마감하는 안씨의 심경을 담은 이 유서는 8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차 안에서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선희야 사랑해"로 시작하는 이 유서에서 안씨는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새댁' 정씨의 곁을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전하려는듯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선희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선희를 이뻐해주세요"라고 썼다. 자신의 자살에 대한 질책이나 원망이 혹시나 정씨에게 쏟아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서에는 장기기증의 의사도 적혀 있었다. 안씨는 "빨리 발견되면 장기는 기증할거야"라고 유서에 남겼으나 시신 발견 당시 부패 상태가 심각해 고인의 뜻대로 장기기증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안씨는 부모 앞으로는 "빨리 가서 죄송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경찰은 안씨가 사업 실패로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작 유서에는 빚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수사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서울 노원경찰서는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탤런트 안재환(36)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의 동의를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 안에서 연소된 연탄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사인은 연탄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나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 봐야 알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경찰은 안씨의 시신을 부검하기 위해 이날 중 검찰에 사건 기록을 제출할 예정이며 검찰 지휘가 내려지고 시신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10일 중 국과수에서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